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2]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수필

by yrkim007 2022. 2. 18. 08:23

본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아들의 요즘 생각은 어떤 색깔로 가득 차 있을까?

친절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나만의 방법을 터득한다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만족하고 행복을 만드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네. 응원할게!

 

모든 것이 입소 전보다 만족스럽진 않겠지만, 현재를 즐기는 아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비록 춥지만, 가슴 쫙 펴고 봄볕의 따사로움을 기억해 내고.

팍팍하고 힘듦 속에서, 건빵 안의 별사탕 같은 찰나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누군가는 그러더라

가난과 실패, 노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사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근데 엄마는 가끔 잊어버려. 그러다가 이런 계기가 있을 때 다시 기억해내고... 몸과 마음의 매무새를 다시 한번 다잡고.ㅎ

 

2022.02.18. 엄마가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 (히 13:16)

 

 

800자 맞추느라 힘든 날.ㅋ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